
광고비를 가장 많이 쓰는 브랜드가 시장을 지배하지 못하는 이유
연초마다 비슷한 장면이 반복됩니다. 작년보다 예산을 늘렸고 소재도 더 많이 만들었는데 ROAS는 오히려 전년보다 낮습니다. 팀 내에서는 소재 문제인지 타겟 문제인지 채널 문제인지를 두고 논의가 길어지고, 결론은 늘 비슷합니다. 일단 더 테스트해보자는 것입니다.
그런데 테스트를 아무리 해도 어떤 팀이든 벽에 부딪히는 시점이 옵니다.
그 벽이 실력 때문인지, 아니면 구조 때문인지 한 번이라도 의심해본 적 있으신가요?
퍼포먼스 마케팅 광고비 효율이 낮아지는 구조

퍼포먼스 마케팅의 본질은 수요 포획입니다. 지금 살 의향이 있는 사람을 경쟁사보다 먼저 데려오는 것이죠.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구매 의향이 있는 유저 수는 시장마다 정해져 있는데, 그 유저를 두고 입찰하는 브랜드 수는 계속 늘어납니다. 구글·메타·네이버 광고 시스템은 모두 경매 구조입니다. 경쟁이 붙을수록 단가가 오르고, 같은 예산으로 확보할 수 있는 트래픽은 줄어드는 게 당연한 수순입니다.
소재를 잘 만드는 건 분명 중요합니다. 하지만 입찰 경쟁 자체에서 오는 비용 압박은 소재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2021년 국내 마케팅 커뮤니티 아이보스가 마케터 112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광고 효율이 나빠졌다는 응답이 72.6%였고 예산이 5천만 원 이상인 경우에는 80% 이상이 성과가 나빠졌다고 답했습니다. 예산이 클수록 오히려 더 불리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광고비 효율을 갉아먹는 데이터 종속

비용 문제만이 아닙니다. 더 뿌리 깊은 문제가 있습니다.
구글 광고를 집행하면 어떤 유저가 어떤 키워드에 반응했는지 구글이 먼저 압니다. 메타 캠페인을 돌리면 내 광고에 반응한 유저 데이터는 메타 서버에 쌓입니다. 마케터는 플랫폼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만 데이터를 볼 수 있죠. 캠페인을 멈추는 순간, 수개월간 최적화하며 쌓은 인사이트도 함께 멈춥니다.
내 예산으로 만든 데이터가 결국 플랫폼 자산으로 귀속되는 구조인 셈이죠.
플랫폼 정책이 바뀌면 이 문제는 더 선명해집니다. 2021년 애플의 ATT 정책 변경으로 광고 타겟팅 성능이 크게 저하되었고, 매출의 대부분을 광고에 의존하던 페이스북 기반 비즈니스들은 심각한 타격을 받았습니다. 마케터가 아무리 잘해도 플랫폼 정책 하나에 성과 전체가 흔들리는 구조입니다.
| 상황 | 마케터 통제 가능 여부 |
|---|---|
| 플랫폼 알고리즘 변경 | ✗ |
| 광고 단가 인상 | ✗ |
| 타겟팅 정책 변경 | ✗ |
| 캠페인 중단 후 데이터 유지 | ✗ |
| 자사 앱 유저 행동 데이터 | ✅ |
마케팅 ROI, 방향을 바꿔야 할 시점
퍼포먼스 마케팅을 그만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다만 플랫폼에만 기대는 구조에서는 데이터도 성과도 온전히 내 것이 되기 어렵습니다. 예산을 더 쓸수록 플랫폼만 이득인 구조에서 벗어나려면 내 서비스 안에서 직접 쌓이는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겨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