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 마케팅, OTA에 밀리지 않는 3가지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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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 마케팅, OTA에 밀리지 않는 3가지 전략

여행사의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은 이유

여행사에게 가장 경계해야 할 변화는 글로벌 OTA가 패키지 시장까지 넘보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트립닷컴그룹 계열사인 스카이스캐너는 항공, 숙소, 액티비티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패키지 비교 기능을 출시하는가 하면, 트립닷컴도 AI가 고객 조건에 맞춰 항공+숙소+현지 체험을 자동으로 조합해주는 맞춤형 패키지 기능을 운영하고 있죠.

패키지 여행은 그동안 전통 여행사가 OTA와 차별화할 수 있는 마지막 영역이었습니다. 항공권과 숙소는 이미 OTA에 넘어갔지만, 현지 일정을 세심하게 설계하고 가이드를 배치하는 건 여행사만의 영역이라고 여겨졌거든요. 그런데 그 패키지마저 AI와 데이터로 무장한 글로벌 OTA가 잠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여행사가 OTA와 같은 방식으로 경쟁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자본력도, 기술력도, 앱 완성도도 다르니까요. 그렇다면 어디서 싸워야 이길 수 있을까요. 이 글에서는 여행사가 OTA와 다른 방식으로 고객을 확보하고 유지할 수 있는 전략을 정리합니다.

여행사가 OTA에 밀리는 구조적 이유

숫자로 보는 여행사의 위기

여행사의 위기는 단순히 고객이 줄었다는 게 아닙니다. 고객과 만나는 통로 자체를 잃어가고 있다는 게 핵심이에요.

사실 여행 산업의 고객 유지율(리텐션)은 약 55%로, 전 산업 평균 75%보다 현저히 낮습니다. 이는 ‘여행’이라는 카테고리 특성 때문에 발생하는 구조적인 현상인데, 여행 상품은 1년에 한두 번 구매하는 고관여 상품이라 한 번 떠난 고객이 다시 같은 채널로 돌아올 확률이 낮거든요.

가뜩이나 고객의 리텐션율이 낮아 고민인데, 더 나아가 여행사의 마케팅 환경을 녹녹치 않게 하는 요소는 또 있습니다. 바로 소비자의 여행 검색 행태죠. 트립어드바이저 조사에 따르면 여행 리서치의 80%는 4주 이상에 걸쳐 진행된다고 해요. 그 기간 동안 소비자는 평균 수십 개 사이트를 오가면서 가격을 비교하고 후기를 확인하고 있고요. 여행 업종의 예약 이탈률이 81.3%에 달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런데 OTA는 이 비교 검색 과정을 자신의 플랫폼 안에서 완결시키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검색, 비교, 후기 확인, 예약, 결제가 앱 하나에서 끝나죠. 여행사는 이 과정의 대부분이 플랫폼 밖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걸 고려하면, 소비자가 여행사 홈페이지에 들어와도 결국 OTA에서 가격을 한 번 더 비교한 뒤 거기서 예약을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이해가 가는 구조입니다.

그렇다면 여행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소비자가 OTA에서 검색하고 예약하는 흐름을 되돌리기 어렵다면, 여행사도 OTA에 상품을 올려서라도 소비자와 접점을 만들어야 합니다. 실제로 많은 여행사가 이 선택을 하고 있고요. 그런데 이 선택에는 또 다른 고민이 따라붙습니다.

OTA 수수료 구조와 플랫폼 종속의 딜레마

여행사와 호텔, 항공사 모두가 안고 있는 공통 고민이 하나 있습니다. OTA에 상품을 올리면 팔리긴 하는데 수수료가 아깝고, 안 올리면 고객 접점 자체가 사라진다는 딜레마예요.

OTA 수수료는 상품 유형에 따라 10%에서 28%까지 발생합니다. 호텔의 약 34%, 항공사의 29%가 이 수수료 구조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어요. 특히 중소 여행사와 소규모 숙박업체일수록 OTA 수수료 부담이 크지만, 자체 유입 채널이 약하기 때문에 OTA 없이는 노출 자체가 되지 않는 악순환에 빠져 있습니다.

이 구조에서 빠져나오려면 결국 자사 채널로 고객을 직접 끌어와야 합니다. 업계에서는 이걸 D2C(Direct to Customer) 전략이라고 부르는데, 말은 쉽지만 실행이 어려운 이유가 있어요. OTA에 익숙해진 소비자를 다시 여행사 채널로 돌려놓으려면 OTA가 주지 못하는 가치를 제공해야 하거든요.

여행사가 OTA와 다른 방식으로 이기는 법

OTA의 강점은 가격 비교와 편의성입니다. 여행사가 이 영역에서 싸우면 이길 수 없어요. 대신 OTA가 구조적으로 약한 영역이 있습니다.

여행사만의 승부 포인트 3가지

첫째, 현장에서 직접 검증한 정보의 깊이입니다. OTA는 공급자가 올린 사진과 스펙 데이터를 보여주지만, 실제로 가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정보는 제공하기 어렵습니다. 몰디브 리조트 70여 곳을 직접 방문해 고객 유형별로 추천 리스트를 만든 투어민 같은 여행사가 허니문 시장에서 강한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OTA 리뷰 수백 개를 읽는 것보다 현장을 아는 전문가의 한마디가 더 설득력 있는 영역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둘째, 고객 맞춤형 일정 설계입니다. OTA에서 패키지를 구매해도 정해진 일정표를 그대로 따라가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 소비자들은 패키지를 선택하더라도 일정 일부를 빼거나 원하는 체험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여행을 자기화하고 있어요. 항공, 숙소, 액티비티, 차량, 식사를 고객이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여행사는 OTA와 완전히 다른 가치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셋째, 고객 데이터 기반의 재방문 유도입니다. 여행 산업의 낮은 리텐션을 극복하려면 고객이 다음 여행을 계획하는 시점에 먼저 다가갈 수 있어야 합니다. 지난번에 일본 소도시를 다녀온 고객에게 다음 시즌 소도시 신규 코스를 제안하는 식이죠. CRM에 남은 결제 내역만으로는 왜 그 여행지를 골랐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행동 맥락까지 읽는 데이터 활용이 중요해집니다.

여행사의 무기는 고객의 맥락을 아는 것

OTA가 가격과 편의성으로 승부한다면, 여행사는 고객의 맥락과 취향으로 승부해야 합니다. 같은 유럽 여행이라도 허니문인지, 가족 여행인지, 혼자만의 재충전인지에 따라 완전히 다른 설계가 필요하고 이 차이를 읽어내는 건 아직 사람의 영역이에요.

OTA가 AI로 패키지를 자동 생성하는 시대가 오더라도, 고객이 왜 이 여행을 떠나려 하는지를 이해하고 그 맥락에 맞는 경험을 설계하는 능력은 쉽게 대체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 능력을 가진 여행사가 고객과 만날 접점을 확보하고 있느냐예요.

결국 여행사의 생존은 얼마나 좋은 상품을 만드느냐가 아니라 고객이 여행을 고민하는 바로 그 순간에 먼저 도달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상품의 차별화와 접점의 확보,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갖추는 여행사만이 OTA 시대를 돌파할 수 있을 거예요.

OTA 시대에 OTA 마케터들은 어떤 고민을 안고 있을까요? 비교 검색에서 고객을 빼앗기지 않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다음 글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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