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여행 예약, 지금 어디서 하고 있나요
해외여행을 계획할 때 찾는 앱이 바뀌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여행사에 전화해 패키지 일정표를 받아보는 게 일상이었다면, 최근에는 숙소 예약은 야놀자와 아고다에서, 항공권은 스카이스캐너에서 훑어보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죠.
이렇게 항공권, 숙소, 액티비티를 앱이나 웹사이트에서 직접 검색하고 예약할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을 OTA라고 부릅니다. Online Travel Agency의 약자로, 한마디로 정의하면 온라인 여행사를 뜻하죠.
그런데 최근 이 OTA들의 역할이 단순한 여행 예약 사이트를 넘어, 전 세계 여행 산업의 유통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는 핵심 플레이어로 커지고 있습니다. 항공사는 OTA에 내는 수수료를 줄이려 하고, 전통 여행사는 OTA에 고객을 빼앗기고 있으며, OTA끼리도 고객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죠.
이 글에서는 OTA가 정확히 무엇이고 여행 유통 구조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정리한 뒤, 2026년 국내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까지 살펴보겠습니다.

OTA, GDS, 직접예약 : 여행 유통 구조의 세 축
여행 상품이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경로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직접예약입니다. 대한항공 앱에서 항공권을 사거나 메리어트 홈페이지에서 호텔을 잡는 것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공급자가 중간 유통 없이 소비자에게 직접 파는 방식이죠.
두 번째는 GDS를 거치는 방식입니다. GDS는 Global Distribution System의 약자로, 항공사와 호텔의 재고 정보를 여행사에 실시간으로 전달해주는 글로벌 예약 시스템을 뜻합니다. Amadeus, Sabre, Travelport가 대표적이죠. 이 방식은 수십 년간 항공권 유통의 중심 인프라 역할을 해왔고, 여행사는 이 시스템을 통해 전 세계 항공편과 호텔을 검색하고 발권해 왔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가 바로 최근 여행·항공 업계 판도를 뒤흔들고 있는 OTA입니다. 이는 부킹닷컴, 익스피디아, 아고다, 야놀자, 여기어때처럼 소비자가 직접 접속해서 여러 항공사·호텔의 상품을 비교하고 예약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말하는데, OTA는 GDS의 데이터를 활용하기도 하고 공급자와 직접 계약해서 상품을 확보하기도 합니다.
| 유통 경로 | 특징 | 예시 |
|---|---|---|
| 직접예약 | 항공사·호텔이 자사 채널에서 직접 판매 | 대한항공 앱, 메리어트 홈페이지 |
| GDS 경유 | 글로벌 예약 시스템을 통해 여행사에 재고 공급 | Amadeus, Sabre |
| OTA | 소비자가 직접 비교·예약하는 온라인 플랫폼 | 야놀자, 아고다, 부킹닷컴 |
이 세 축이 서로 경쟁하면서 협력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여행 유통의 기본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2026년 지금, 이 균형이 빠르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2026 국내 OTA 시장, 세 가지 지각 변동

① 자유여행 비율 65%, 역대 최고
컨슈머인사이트가 2026년 2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2025년 해외여행자 중 자유 여행을 선택한 비율이 65%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반대로 전통 여행사의 핵심 상품인 단체 패키지는 27%로 전년보다 4%p 떨어졌고요.
더 심각한 건 그 27%마저 OTA가 잠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종합여행사의 에어텔 패키지 점유율은 50%에서 37%로 급락했고, 자유여행객이 항공권을 구매하는 채널에서 종합여행사 비중은 단 10%에 불과했거든요. 이러한 수치의 변화는 여행사 없이도 본인의 스마트폰 하나로 직접 항공권과 호텔 등을 비교하고 예약하는 데 완전히 익숙해 진 소비자들의 행동 변화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② 트립닷컴의 한국 시장 공습
국내 OTA 순위는 야놀자(20%), 여기어때(18%), 아고다(15%), 네이버여행(14%) 순이었습니다. 그런데 2025년 1월 기준 신규 사용자 유입 수에서 트립닷컴이 모든 국내 OTA를 제치고 1위를 기록하는 이변이 일어났죠.
그 비결은 압도적인 자본 투입입니다. 트립닷컴의 2023년 글로벌 광고·홍보 예산은 약 1.3조 원으로, 이는 국내 주요 OTA들의 연매출을 넘어서는 규모예요. 거기에 AI 기반 맞춤형 패키지 자동 구성 기능까지 출시하면서 전통 여행사의 마지막 보루였던 패키지 시장까지 넘보고 있습니다.
③ 항공사의 NDC, 유통 구조 자체를 바꾸는 움직임
한편, 항공사 쪽에서도 큰 변화가 진행 중입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추진하는 NDC(New Distribution Capability)라는 차세대 유통 표준이 확산되고 있거든요. NDC를 쉽게 설명하면, 항공사가 GDS를 거치지 않고 여행사·OTA에 직접 연결해서 좌석과 부가서비스를 묶어 판매하는 구조입니다.
한국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이후 유통 구조 재편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라 NDC 도입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여행사 앱과 OTA 앱, 왜 이렇게 차이가 날까?
그렇다면 OTA 앱이 실제 여행 업계에 미치고 있는 영향은 어떤 수준인 걸까요?
숫자를 보면 그 격차가 선명합니다. OTA 앱의 대표주자 마이리얼트립은 누적 가입자 1,000만 명, MAU 500만 명을 돌파한 반면 업계 1위 종합여행사인 하나투어의 MAU는 70~80만 명 수준에 머물러 있거든요.
OTA 앱의 구글플레이·앱스토어 평균 평점은 4.8점인데, 여행사 앱은 3.5점에 불과한걸 보면, 서비스의 품질 격차 또한 벌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OTA는 주 단위로 앱을 업데이트하면서 실시간 후기, AI 추천, 간편 결제를 계속 고도화하지만 일부 여행사 앱은 수개월째 업데이트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사실 이 격차의 본질은 단순한 기술력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닙니다. OTA는 앱 자체가 비즈니스의 핵심 채널인 반면, 전통 여행사에게 앱은 여전히 부가적인 도구에 가깝다는 구조적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죠.
물론 이런 상황에서 여행사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습니다. 현장 경험 기반의 차별화, 고객 맞춤형 패키지 재설계, D2C 채널 강화 등 OTA와 다른 방식으로 고객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실정이죠.

여행 유통, 결국 고객 접점 싸움이다

2026년 여행 유통 시장은 세 가지 흐름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자유여행 비중이 압도적으로 늘고, 글로벌 OTA의 국내 공세가 거세지며, 항공사는 유통 구조 자체를 직접 판매 중심으로 재설계하고 있죠.
이 변화 속에서 항공사, 여행사, OTA 모두 같은 질문 앞에 서 있습니다. 고객이 여행을 비교하고 결정하는 그 순간에 우리가 먼저 도달할 수 있는가. 앱 고도화, AI 개인화, 실시간 알림 등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결국 모두가 이 접점을 선점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특히 항공사들이 GDS를 거치지 않고 직접 판매하려는 움직임은 여행 유통의 판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어요. 이 변화의 핵심인 NDC가 무엇이고, 항공사에게 어떤 의미인지 다음 글에서 이어서 정리합니다.